정치권·시민운동 `무형문화재 개혁` 한 목소리- <오마이뉴스,2006-05-31>

2006. 06. 09

첨부파일 :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fiogf49gjkf0d
정치권·시민운동 '무형문화재 개혁' 한 목소리
손봉숙-강혜숙-천영세 등 3당의원 무형문화재법 토론회 매달 연다
  김기기자   
▲ 30일 국회 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무형문화재의 21세기 개혁과제와 방향" 토론회
ⓒ 김기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0일 오후 2시 방학을 맞은 교정처럼 한산한 분위기의 국회 의원회관 1층 소회의실에서 '무형문화재의 21세기 개혁과제와 방향'이란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민주당 손봉숙 의원, 열린우리당 강혜숙 의원,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등 3인의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것으로 무형문화재 제도 개혁을 위한 연속 토론회로 개시되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4월 초 손봉숙 의원이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인정에 대한 의혹 제기에 따른 후속 조치로 마련되었다. 현재 해당 사건은 검찰에 고발된 상태이며 문화재청은 자체적으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무형문화재 관련법은 일본의 법을 기초로 하여 제정된 지 30여 년을 맞으면서 지속적으로 개혁의 요구를 받아왔다. 특히 전통문화 종사자들은 무형문화재 제도가 문화권력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 제도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도 작년 연말부터 자체적으로 무형문화재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를 여는 등 무형문화재 제도개혁에 대해 행정·입법·시민사회 3자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현 무형문화재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와 재조정 필요"

▲ 손봉숙 의원(가운데)와 이장열, 주강현 발제자
ⓒ 김기

이날 토론회는 손봉숙 의원의 사회로 한국민속역사학회 주강현 회장과 서울시문화재위원인 이장열 박사가 발제를 맡았다. 강정원 서울대 교수, 김홍렬 문화재청 문화정책국장, 백대웅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인병선 짚풀생활사박물관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먼저 손 의원은 무형문화재 개혁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밝히면서 향후 지속적인 제도 개혁을 위한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당부하였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주강현 회장은 "문화재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무형문화재 제도가 신 문화권력을 양상하고 있다"며 "현 무형문화재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와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문화재위원 제도와 연구용역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문화재청 근무 경력이 있는 이장열 박사는 무형문화재 개혁의 대안으로써 보호주의에서 창조적 진흥으로의 정책전환, 정책당국의 편의주의 지양 등을 꼽았다. 특히 무형문화재 보유자를 명예직으로 전화하려던 정책이 보유자들의 반발로 무산된 것을 크게 아쉬워했다.

이어 제도 전반에 대한 대안으로 강정원 교수가 전승교육의 제도교육으로의 전환을 제안했고, 인병선 관장은 기록화사업을 통한 무형문화재 기예능에 대한 대국민 공개를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백대웅 교수는 모든 논의가 자신의 이익에 빗대는 것부터 하는 풍조가 문제라면서 진정한 대의적인 의견결집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홍렬 국장은 “이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헤쳐 모여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 발제와 토론된 이슈들에 대해 대체적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하였다. 그러나 원형주의 포기, 문화재위원 인력 풀에 대한 기술적 문제 등 일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무형문화재 개혁 시민운동에 나서자"

토론회가 끝난 후 사석에서 전하는 말이 의미심장했다. 무형문화재를 위한 시민운동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병선 관장은 "여기 모인 사람들부터 무형문화재 개혁운동을 위한 단체결성"을 하자고 맞장구 쳤다.

토론회 한번으로 제도가 개혁되거나 당장에 법안이 마련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무형문화재 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의 작은 불씨 하나가 생긴 것은 간과하지 못할 성과이다.

이 같은 개혁의 불씨는 매달 열리는 국회 연속 토론회에 점차 더 큰불로 번져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토론회는 6월 27일 문화재위원 및 전문위원 제도의 문제점을 집중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게 된다.

무형문화재 제도 개혁을 위해 강혜숙, 손봉숙, 천영세 의원 3인의 의기투합이 분명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순수한 시민운동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문화유산 관련시민운동가들도 무형문화재에 더 큰 관심을 쏟을 것을 다짐하기도 해 향후 무형문화재 시민운동의 향배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