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인병선 관장 "팽이는 민족성 반영해요"'
2020.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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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사 : 조선일보
* 기자명 : 최홍렬
* 발행일 : 1998.02. 10
'놀이는 문화다.'.
우리를 비롯, 중국 일본 유럽 아프리카 등 20여 나라의 팽이 5백여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서울 청담동 짚풀생활사박물관 인병선(63)관장이 16일부터 3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여는 '세계의 팽이전'이다. 세계 어린이들의 공통 놀이기구로 문화적 특성을 해부하는 이색작업이다.
사진설명 : 인병선 관장이 팽이를 펼쳐 놓고 전통민속놀이를 발굴,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재질과 모양, 놀이법이 다른 팽이가 있습니다. 중국 강서성의 불꽃팽이는 명절 폭죽놀이때 빼놓을 수 없고, 일본 민속 팽이는 옛날 나그네 모습입니다.".
외국에 나갈 때 마다 하나둘씩 팽이를 사모았다는 인관장은 팽이에는 그민족의 예술과 전통문화가 담겨 있어 훌륭한 비교민속학 연구과제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치기팽이는 활달한 민족성을 반영하고, 일본의 점치기팽이나 신앙팽이에선 기복사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독일 바우하우스의광학팽이는 색깔조합같은 미술공부에 제격이어서 교육적으로도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습니다.".
93년 짚풀생활사박물관을 설립, 짚풀을 현대적으로 활용하는 강좌를여는 등 사라져가는 전통문화 발굴과 보존에 힘을 쏟는 인관장은 이번전시에 맞춰 '팽글팽글 팽이 이야기'와 '전통칠교놀이'란 제목의 저서두권도 현암사에서 냈다.
"팽이책은 각국의 팽이를 컬러사진을 곁들여 자세히 설명한 것이고, '칠교놀이'는 슬그머니 사라진 민속놀이를 되살려보려고 썼습니다." 한변이 10㎝쯤 되는 정사각형 판자를 삼각형 사각형 평행사변형 등 7조각으로 나눠 사람 동물 식물 등 다양한 모양을 만드는 칠교놀이는 요즘의'그림 맞추기'와 비슷하다. 서울대박물관의 '칠교도' 등을 바탕으로 5백12가지 모형에 얽힌 이야기와 풀이법을 소개했다는 인관장은 고 신동엽시인의 부인이다. (최홍렬기자).